창렬서원(彰烈書院)



단계 하위지 선생의 충절이 살아 있는 곳

단계(丹溪) 하위지(河緯地)는 뛰어난 문장가이자 단종 때 부제학, 예조참의를 거쳐 예조참판에까지 올랐던 인물로,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육신 중 한 명이자 청렴한 충신인 청백리(淸白吏)로 알려져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학문과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1804년에 창열사(彰烈祠)를 지어 위패를 봉안하고 1809년 창건한 것이 바로 창렬서원이다.

안동시 서후면 교리에 위치한 이곳은 한옥 건물과 시원하게 펼쳐진 들판이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현재, 하위지 선생의 18대 종손과 종부가 바로 옆에 살며 서원을 함께 관리하고 있으며, 서원이 가진 특유의 학구적인 분위기와 한옥의 정취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2010년부터 한옥 숙박으로 개방하기 시작했다.



층층이 쌓인 한옥의 아름다움

창렬서원 근처에 도달하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옥의 독특한 외관이다. 교육을 위해 쓰였던 곳인 만큼 건물이 여러 채인데, 맨 아래의 솟을대문에서부터 맨 위쪽에 위치한 사당 건물까지 층층이 한옥군을 이루고 있다.

건물은 총 5채로, 2채의 사당을 제외하고 3채를 모두 숙박 공간으로 꾸몄다. 맨 아래에 있는 성인재는 예전 학생들이 머물던 기숙사다. 이곳에는 4~8인이 묵을 수 있는 큰 방과 2명만 묵을 수 있는 작은 방, 이렇게 2개의 객실이 있으며, 바로 앞에 대문을 마주한 너른 마당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당 쪽에 난 계단을 오르면 있는 창렬서원 건물은 교육 공간으로 쓰였던 곳이다. 이 때문에 대청이 너른 것이 특징이며, 객실 2개를 포함하고 있다. 숙박 공간 중 가장 위에 있는 진사청은 제사를 지낼 때 음식을 준비하고 내오던 공간이었다고 한다. 서원이 남성적인 공간이라면 진사청은 여성적이고 아담한 공간이다. 이곳은 작은 마루와 방이 있는 독채로, 2~3명이 머물 수 있다. 창렬서원의 각 객실 모두 별다른 인테리어는 하지 않았지만, 종부가 직접 염색한 천연 염색 커튼이 은은하게 방 분위기를 살린다.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건물을 제외하면 모든 건물에서 대문 너머에 있는 아름다운 들판을 바라볼 수 있는데, 사방으로 시원하게 탁 트인 한가로운 풍경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것은 창렬서원에 들렀다면 꼭 해 보아야 하는 일 중 하나다.



솜씨 좋은 종부가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

창렬서원에는 독특한 체험 하나가 준비되어 있다. 바로 장아찌체험이다. 이는 전주에서 장아찌 전문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종부가 직접 운영한다. 흔히 알고 있는 깻잎이나 무 장아찌 외에도 참외, 고사리, 뽕잎 등 약 30여 가지의 장아찌를 담가 놨을 정도로 종부의 손을 거치면 사시사철 나는 재료가 모두 맛깔난 장아찌로 변신한다. 이를 체험하기 위해 들르는 손님도 꽤 많은데, 직접 장아찌에 대해 강의하는 강사까지 들를 정도로 솜씨가 좋기로 유명하다. 2명 이상, 인당 2만 원 정도면 2가지의 장아찌를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이 외에도 천연 비누 만들기, 천연 염색 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평범하지만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맛을 낸 아침 식사도 맛보고 가길 권한다. 음식은 15가지 재료를 넣어 직접 만든 맛간장과 천연 재료를 사용해 만들며, 반찬 7~8가지를 곁들인 토속 음식을 준비한다. 두 부부는 찹쌀과 쌀을 섞은 고가의 품종인 백진주쌀 농사를 짓고 있는데, 밥은 이 쌀로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