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기운이 가득한 기분 좋은 집
마을 앞으로 논과 밭이 너르게 펼쳐지고, 멀리 아름다운 남산이 보인다. 유난히 햇볕이 잘 드는 이곳에서는 초록빛,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들판이 마을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천년의 역사로 물든 도시 경주 밝은마을길에는 그 이름을 닮아 한껏 밝은 기운을 담고 있는 집 옛뜰에가 있다. 퇴직 후 한옥을 통해 제2의 삶을 시작한 주인 부부는 이곳에서 여행 온 사람들을 맞이하고, 가끔씩은 그 자신들도 훌쩍 여행을 떠나면서 늘 여행과 함께하는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 한옥은 1970년대에 세워진 한옥으로, 주인 부부가 8년 전쯤 구입했다. 도시를 떠나 한옥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일상을 꿈꾸며 새로운 지역을 찾다가, 바깥주인 할머니의 고향인 경주를 선택했다. 어릴 적 추억이 깃든 곳이고, 다양한 문화가 꽃핀 곳이기에 더욱 마음에 들었다. 집은 3~4년에 걸쳐 틈이 나는 대로 부부의 취향에 맞게 이곳저곳을 손봤다. 마당을 더욱 가깝게 즐기기 위해 짧은 툇마루를 늘려 복도를 만들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동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기둥이며 대들보를 그대로 살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원래 숙박으로 공개할 생각은 없었지만, 2015년 경북에서 열렸던 세계물포럼 때 시청의 권유를 받고 처음 오픈했다.
손수 정성스레 꾸민 모던하고 예쁜 공간
옛뜰에는 프랑스어 ‘Yettie’에서 따온 말이다. IT 직종에 종사하며 모던한 삶을 지향하는 젊은이를 일컫는다. 이들의 취향을 자극하는 집을 만들고자 한 주인의 뜻이 통했는지, 집을 다녀간 전 세계의 젊은이들은 웹사이트 곳곳에 찬사를 남긴다. 누구든 가장 만족스럽게 다녀갈 수 있는 집이 되는 것이 이들 부부 최상의 목표다. 특히 댓글에는 이토록 예쁜 공간이 사진에 다 담기지 않는다며 아쉬워하는 내용의 글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안주인의 취향으로 꾸민 집 안 곳곳이 마치 인테리어 잡지에 등장하는 집처럼 멋스럽고 예쁘기 때문이다. ㄱ자 안채에 있는 4개의 객실을 직접 만든 이부자리와 커튼, 퀼트 소품, 은은한 조명, 고풍스러운 나무문 등 어느 하나 허투루 손댄 것 없이 정성스레 꾸몄다. 객실은 침대를 들인 방부터 다락방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큰방은 3명까지 묵을 수 있는 방으로, 넓은 침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모던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동시에 살렸다. 중간방은 1~2명이 묵을 수 있는 방으로 싱글 침대 2개가 서로 반대로 놓여 있어,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온돌방은 유일한 한실로, 온수 매트가 깔려 있어 더욱 따뜻하게 묵을 수 있다. 다락방은 복도 끝에 난 계단 몇 개를 오르면 닿을 수 있는 방이다. 천장 높이가 낮아 무척 아늑하며, 매트리스와 이부자리가 모두 마련되어 있다. 손님들의 공동 공간인 다실에는 자유롭게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나무 테이블과 맛있는 차, 다기를 마련해 놓았다.
여행자의 이야기와 작품이 공존하는 아틀리에
집을 예쁘게 수놓는 안주인의 작품이 탄생하는 아틀리에 공간은 옛뜰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다. 피아노, 넓은 테이블과 의자, 미술을 전공한 안주인이 그린 다양한 회화 작품과 직접 만든 소품, 카페를 연상시키는 부엌이 함께 공존하는 이 공간에서 다양한 국적, 다양한 사연을 지닌 여행객들의 대화가 활발히 오고간다. 이곳에서 손수건에 그림을 그려보는 손수건 그림 체험도 진행한다. 숙박객이라면 언제든 체험 가능하며 안주인이 직접 가르친다. 집 전체 크기만 한 옥상은 테라스로 활용하는데, 조용히 밤하늘을 바라보기 좋다. 경주국립박물관이 바로 근처에 있고, 도보로 10분 거리에 천마총, 안압지가 있어 관광하기에도 손색없는 위치다. 경주역까지도 도보로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색다른 한옥, 남다른 감성을 맛보며 경주를 여행하고 싶다면 옛뜰에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