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여행을 위한 최적의 거점, 무선동 한옥마을

한반도의 끝에 있으며 또다른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는 해남 땅끝마을. 새해에 해남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여기 땅끝마을에 들러 해돋이와 해넘이를 보고 돌아간다. 하지만 해남에 들렀을 때 꼭 들러야 할 곳이 여기뿐만이 아니다. 다도해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두륜산과 봄철 동백꽃이 절경을 이룬다는 대흥사, 두륜산 끝자락에 자리한 무선동 한옥마을 등이 있다. 해남 땅끝마을과 두륜산은 서로 반대 방향에 있으니 해남에 들르면 땅끝마을을 먼저 둘러보고 두륜산 방향으로 달려 한옥마을 쪽으로 오는 게 안정적인 경로이다. 한옥마을 근처에 있는 지역 맛집에서 배를 채우고, 뜨끈한 아랫목이 있는 한옥에서 숙면을 취한 다음 날에 두륜산과 대흥사를 둘러보면 1박 2일 여정이 알차게 마무리된다. 해남 여행을 위한 최적의 위치에 한옥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셈이다. 해남민박은 이 한옥마을 안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민박집이다.

묘목 가득한 마당과 편백 향이 나는 객실

해남민박은 70~80년대에 유명한 요정집이었다. 그때의 한옥 멋은 그대로 살리고 편리함만 더하여 리모델링한 후 1999년부터 숙박으로 문을 열었다. 주인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해남에 살아온 토박이라 이곳에 묵는 손님들에게 관광지부터 맛집까지 알짜배기 정보를 제공한다.
낮은 돌담으로 둘러싸인 한옥 안으로 들어서면 육송으로 지은 큼지막한 ㄷ자 한옥이 있고, 그 가운데에는 갖은 묘목들과 화분이 오밀조밀 늘어선 화단이 보인다. 그중에서도 가을이면 빨갛게 물드는 금단풍과 실단풍이 돋보인다. 우리나라 재래종 소나무 육송도 멋들어지게 자리 잡고 있다. 한옥은 관리를 잘해서 반짝반짝 윤이 난다. 마루의 나무도, 기와지붕을 잘 받치고 서 있는 대들보와 기둥도 하나같이 광채를 뿜어낸다.
손님에게 빌려주는 방은 총 8개이다. 장미방, 매화방, 철죽방은 4~5명이 묵으면 딱 알맞은 크기의 가족실이고, 5호방과 6호방은 2명이 오붓하게 지내기 좋은 아담한 방이다. 편백나무방과 목련방, 소나무방은 8명 이상이 머물 수 있는 큰 방인데, 편백나무방에는 방과 화장실이 2개씩 있고, 목련방에는 화장실이 2개 마련되어 있다. 또한 모든 방에 화장실과 TV, 에어컨, 냉장고, 각종 세면도구 등이 있어서 편리하게 머물 수 있다. 방 벽마다 편백을 대어 언제나 좋은 향이 가득하다. 깊은 가을, 햇볕이 가득 들어오는 툇마루에 나와 앉아 담 너머를 바라보면 노랗게 익어가는 벼와 넓게 펼쳐진 논,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덕음산의 정취가 한눈에 들어온다.

난과 동백 등 식물 관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

주인장은 식물을 좋아해서 정원에 다양한 꽃과 나무, 난을 키우고 있으며, 이곳에 오는 손님들에게 ‘난 키우기’ 혹은 ‘동백 산목’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난이나 동백나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직접 심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손님들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며 주인장도 식물에 대한 애정도가 높아졌고, 더욱 전문성을 가져야겠다는 욕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걸맞게 마당 한쪽에 있는 난실 하우스에서 야생 동백 무늬종, 꽃을 피우는 난 등 다양한 식물을 키우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식물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